흑백요리사가 초반에 시청자들에게 환호를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, 말 그대로 엄청난 명성과 팔로워를 가진 스타셰프들과 그야말로 재야의 고수들끼리 계급장 떼고 음식 본연의 가치인 맛에만 집중하여 평가를 했기 때문이다. 현실세계에서는 때때로 장벽으로 작용하는 모든 요소들을 걷어낸 찐 승부의 세계에서 언더독 신화에 다가가는 흑수저 셰프들의 실력과 백수저 셰프들의 그들이 거기에 오를 수 밖에 없는 경지가 맞붙으면서 생겨나는 화학적 결합에 사람들은 박수를 쳐준 것이다. 그런데, 갑자기 이상한 룰을 적용시킴으로써 초반에 시청자들이 열광했던 음식과 그것을 만들어내는 노동에 대한 가치는 사라지고, 게임의 룰에 잘 적응하는 자 혹은 다시 본 실력이 아닌 어떤 시스템에 의한 과도한 경쟁으로 내몰리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눈쌀을 찌푸리게 한 것이 시청자들이 분노하는 지점이 아닐지. 음식에 대한 맛과 철학이 평가의 요소가 되는 게 아니라, 게임의 요소에 대한 적응력이 경쟁의 주체가 된다면, 요리프로그램을 가장한 '더 지니어스'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을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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